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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술 취한 코끼리 길들이기 - 아잔 브라흐마

by 스탁 2021. 4. 2.

술 취한 코끼리 길들이기 - 아잔 브라흐마

 이 책은 내가 막 복학한 시기에 읽은 책이다. 종교에 대해 전혀 무지하고 또 종교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이 있었을 당시였다. 당시 종교는 무언가 맹목적 희생 또는 광적인 믿음이라는 생각이 있었다. 지금 돌아 생각해보면 왜 그랬나 싶다. 이 책은 나의 이런 생각을 깨부수어 준 책이다. 또 불교에 관심을 갖게 해 준 책이다.

 작가인 아잔 브라흐마 스님은 전세계적으로 존경받는 아잔 차 스님의 제자이다. 어려서 불교를 접한 아잔 브라흐마 스님은 수행승의 길을 걸었고 친구의 권유로 3일간 아잔 차 스님을 만나러 갔다 9년간 아잔 차 스님 밑에서 공부했다고 한다. 이때의 경험과 아잔 브라흐마의 고유의 경험들을 녹인 유쾌하면서 통찰력이 가득한 책이 바로 술 취한 코끼리 길들이기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많은 생각을 했던 것들이 기억난다. 당시의 막막한 상황과 욕심들을 조금이나마 그리고 잠깐씩이라도 내려놓을 수 있었던 것은 이 책 덕분이었다. 술 취한 코끼리 길들이기는 나에게는 거의 명언집에 가까울 정도로 좋은 말들이 많았다. 리뷰에서 모든 구절들을 다 써넣을 수는 없지만 가장 좋았던 구절들을 몇 개 넣어볼까 한다.


책 리뷰

 인도의 수행자들은 수행을 위해 염주를 목에 걸고 다니는데 그 염주알의 개수가 108개다. 아잔 브라흐마는 술 취한 코끼리  길들이기에 108개의 이야기를 담았다. 아잔 브라흐마는 아잔 차의 제자인 스님이다.

 그는 자신의 경험, 아잔 차와의 일화, 법문, 농담 등을 엮어 책을 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불교 책이 아닌가 의심이 든다. 맞다. 불교 책이다. 하지만 불교를 믿는 사람들이 읽는 그런 불교 책이 아니다. 이 책은 사람들에게 사는 법을 알려주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방법을 바꿔주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술 취한 코끼리 길들이기 - 아잔 브라흐마

 내가 책에서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는 벽돌 두 장이라는 이야기이다. 1000개의 벽돌을 쌓았는데 그중 2개의 벽돌이 삐뚤어져 있었다. 그는 그 벽돌을 바라보면서 그 벽은 망했다고 계속해서 생각하며 제때 발견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고 있었다. 어느 날 한 방문객이 방문해서 "참 아름다운 벽이군요."라고 말한다. 그래서 그는 저 벽을 망친 두 장의 벽돌이 보이지 않느냐고 묻는다. 그때 그 방문객이  “물론 내 눈에는 잘못 놓인 두 장의 벽돌이 보입니다. 하지만 내 눈에는 더없이 훌륭하게 쌓아 올린 998개의 벽돌들도 보입니다.”라고 대답한다.


 정말 좋은 이야기다. 아직도 이 책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야기이다. 누구나 조그마한 결점을 갖고 있다. 사람들은 그 결점을 감추거나 고치기 위해서 나머지 좋은 점들을 무시하며 산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나머지를 보라고 알려준다.

 나 또한 그랬던 것 같다. 나의 결점을 없애려 하고 숨기려 하고, 남의 결점을 보고 안 좋은 생각을 갖고 있었다. 이 책을 읽고 많은 것이 변했다. 나는 그전보다 나의 결점에 대해서 생각하는 빈도가 줄었고 나의 좋은 부분을 많이 찾았다. 또 남의 결점도 그냥 그렇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이건 정말 엄청난 변화였다.

"인간은 누구나 두 장의 잘못 놓인 벽돌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 각자 안에는 그 잘못된 벽돌보다 완벽하게 쌓아 올려진 벽돌들이 훨씬 많다."

"사랑하는 나의 미친 마음이여, 네가 나에게 무슨 짓을 하든 내 마음의 문은 너에게 활짝 열려 있다. 안으로 들어오라. 네가 나를 파괴하고 파멸에 이르게 할지도 모르지만, 나는 너에게 어떠한 나쁜 마음도 갖고 있지 않다. 나의 마음이여, 네가 무슨 짓을 하든 나는 너를 사랑한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발견할 수 있는 자유에는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욕망의 자유이고, 또 하나는 욕망으로부터의 자유이다."


 1년 전 나의 삶을 바꿔준 책이라고 하고 싶다. 이 책 덕분에 나는 책도 꾸준히 읽게 되었고 남들과의 다툼도 줄게 되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난 1년이 그전보다 힘들었음에도 훨씬 즐거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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