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구트 꿈 백화점 - 이미예
최근 책을 다시 읽으면서 베스트셀러를 쭉 살펴봤다. 그중 눈에 띈 것이 달러구트 꿈 백화점이었다. 표지와 제목을 보고 한국소설이 아닌 외국소설인 줄 알고 책을 고르게 되었다. 마침 밀리의 서재도 기간이 남아있겠다. 바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책은 놀라울 정도로 완벽했다. 작년에 엄청나게 유명했던 책이라고 들었는데 왜 그런지 이해가 되었다. 소재, 전개, 글까지 만족스러워서 책을 거의 다 읽어갈 때 쯤에는 후속작이 없나 아쉬움을 느끼기도 했다. 오랜만에 내가 좋아하지 않는 어려운 한국소설이 아닌 딱 좋은 소설을 만난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책리뷰
줄거리를 설명하자면 잠이 들면 입장할 수 있는 꿈 백화점에 페니가 일하게 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이다. 잠에 들어 꿈 백화점에서 자신이 원하는 꿈을 구매해 꿈을 꿀 수 있는 신기한 설정이다. 하늘을 나는 꿈, 영웅이 되는 꿈, 좋아하는 사람과 데이트하는 꿈, 옛 애인을 만나는 꿈 등 다양한 꿈들을 구매하고 구매자가 느낀 감정을 화폐로서 지불하게 되는 구조이다.
책의 가장 좋았던 점은 소재, 전개, 글까지 모든 것이 거의 완벽했다는 것이다. 꿈이 아닌 꿈을 꾸기 전의 세계라는 소재, 꿈을 만드는 제작자와 판매자, 그리고 구매자의 얽히고설킨 이야기, 처음부터 끝까지 부담되거나 막히는 부분 없이 술술 읽히는 글까지 이전에 읽었던 책들 중에도 이런 책들은 드물었다.
책은 페니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래서 페니라는 인물에 초점을 맞추고 책을 읽어나가던 중 꿈의 세계가 아닌 현실세계의 이야기가 펼쳐졌다. 그 현실세계의 사람들의 이름은 한국인이었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놀랐던 부분이다. 나는 한국소설을 그리 선호하지 않는데 그중 가장 큰 이유는 어려운 글에 있었다. 책을 읽으며 어휘력이 조금은 좋아지긴 했지만 그럼에도 술술 읽히지 않는 것이 한국소설이라는 선입견이 아직 남아있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어려운 단어나 꼬여있는 듯한 문장이 없었다. 직관적으로 머리로 들어와 상상 속의 이미지가 끈기지 않는 책이었다. <고래> 이후로 오랜만에 마음에 쏙 드는 책이었다.
한국소설이기 때문에 좋았던 점도 있다. 책이 재미있다 보니 재미에만 치중되어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예상외로 한국 사회의 문제점들을 돌려서 깐다. 군대, 시험 등 현대사회에서 없어졌으면 좋겠는 것들을 트라우마로 극복하고 장애, 슬픔들을 받아들이는 점은 재미에만 치중되어있지 않고 많은 것을 생각하고, 느끼게 해 주었다.
마지막으로 책을 읽는 중간중간 여러 상상을 해보았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 그 상상에 대한 질문을 해보고 싶다.
- 여러분은 꿈 백화점에서 어떤 꿈을 사고 싶은가요?
- 여러분이 죽으면 꿈으로 주변인들에게 메시지를 남길 수 있는데 어떤 메시지를 남기고 싶은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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