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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책 추천> 쓰기의 감각 - 앤 라모트

by 스탁 2021. 3. 30.

<책 추천> 쓰기의 감각 - 앤 라모트

 한창 글쓰기가 열풍이었던 시기가 있었다. 어떤 글이든 글을 쓰는 사람들을 멋있게 보는 시기였는데 인스타그램에 책 리뷰를 하고 있던 나는 그런 멋있는 사람은 아니었다. 문제는 사람들은 내가 글을 잘 쓴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나는 과거에 쓴 리뷰들을 볼 때면 아쉬움이 많이 남지만 공통적인 아쉬움들도 전혀 전혀 개선이 되지 않고 있었다. 그렇게 나는 글쓰기에 묘한 의무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글을 잘 써보자 다짐하고 처음 시작했던 것은 글을 잘 썻다고 평가받는 사람들의 글을 찾아보는 것이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방법은 나에게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글의 형식들을 눈에 볼 수 있었지만 내 글에 적용하고 나면 글이 점점 더 마음에 들지 않게 되었다. 이제는 왜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안다. 내가 본 글과 내 글을 비교한 것이 이유였다.

 두번째 방법은 글을 잘 쓰게 도아준다는 책들을 찾아 읽는 것이었다. 책을 읽는 것이야 당시 매일 하던 것이었으니 좋은 방법 같았다. 결론은 이번에도 실패였다. 몇 권의 책들을 읽어 보았지만 책들은 여러 방법을 제시했고 장점만 추려서 적용하기에는 내 글쓰기 실력은 너무 형편없었다.

 그러던 중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현실적으로 내가 할 수 있는 방법들을 제시했다. 정해진 시간에 맞춰 글을 쓰기, 복잡하고 긴 글이 어렵다면 간단한 주제들로 글을 써보기 등과 같은 방법이었다. 이는 당시 글을 잘 쓴다는 사람들과의 글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나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도움이 된 것은 작가의 글쓰기와 취미의 글쓰기의 마음가짐을 알려준 것이었다.

 난 작가보다는 취미의 글쓰기를 원했다. 내 글은 작가처럼, 글을 잘 쓰는 사람처럼 완벽할 필요가 없었다. 이 책을 읽고 그것을 깨달았고 여러분에게도 이 책을 추천한다.

책 리뷰

쓰기의 감각  –  앤 라모트

쓰기의 감각  앤 라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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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새에 글쓰기에 대한 열풍이 시작된 것 같다. #글 스타 그램부터 과제, 업무를 위한 글쓰기까지 우리는 항상 글을 쓰고 있지만 그럴듯하게 글을 쓰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 나의 경우에는 SNS를 하면서부터 좋은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문제는 어떤 방법으로 써야 좋은 글을 쓸 수 있는가였다. 그렇게 시중의 몇몇 글쓰기 도서를 읽게 되었지만 모두 실패하거나, 도저히 따라 할 수 없을 것 같은 기분에 중간에 책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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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말한다. 일단 책상 앞에 앉으라고. 당신은 매일 거의 똑같은 시간에 책상에 앉으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것이 당신의 무의식을 창조적으로 작동하도록 길들이는 방법이다. 그러니까 당신은 매일 아침 아홉 시라든가, 매일 밤 열 시에 책상 앞에 앉으면 된다. 타자기에 종이 한 장을 넣든가, 컴퓨터를 켜고 빈 문서를 연 다음, 한 시간 가량 그것을 바라보는 것이다.” - P.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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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쓰기의 감각>에 대해 간략히 소개하자면 미국에서는 글쓰기에 대해서는 수학의 정석만큼의 신뢰도를 갖고 있는 책이다. 출간 후 25년째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남아있는 것을 보면 좋은 책인 것은 분명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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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내가 이 책을 읽고 무언가를 쓰게 될 것인가였다. 여러 글쓰기 책들을 읽으며 항상 무언가를 써보겠다 결심하고 빈 문서를 켜지만 대게 A4 한 페이지를 넘기지 못하고 파일을 삭제하고 담배를 꺼내 물었다.그런 점에서 이 책은 무언가를 쓰게 해 준다는 것은 확실하다. 나는 대게 처음부터 엄청난 것을 쓰려는 생각이 강했고 그래서 실패했던 것 같다. 이 책은 이런 문제점들을 어떻게 하면 고칠 수 있는지에 대한 힌트들이 곳곳에 숨어있다. 예를 들면 엄청나게 길고 복잡한 글을 쓰고 싶지만 잘 안된다면 우선 2.5cm 사진틀을 통해 글을 쓰거나, 어떤 것을 써야 할지,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모르겠다면 점심 도시락에 대해 글을 써보거나 하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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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글을 쓰는 법만큼 중요하게 다루는 것이 있는데 <쓰기의 감각>이라고도 할 수 있는 작가의 생활에 대해서이다. 작가 지망생들이 생각하는 부유한 생활과 멋진 작업실에서 글을 쓰고 저녁에는 교양 있는 사람들과 만나 작은 티타임을 보내는 듯한 작가는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한다. 또한 어떤 마음으로 글을 써야 할지, 매너리즘에서 어떻게 빠져나와야 할지, 출간 전과 출간 후, 또 어딘가에서 나의 글이 인쇄되었을 때의 이야기를 하며 작가 지망생과 단순한 취미생들의 흥미를 돋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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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도대체 우리는 글을 왜 써야 하는 거죠?’
나의 대답은 이것이다. 바로 영혼 때문이라고, 마음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다. 글을 쓰고 읽는 일은 우리의 고독을 덜어 준다. 그것은 인생에 대한 우리의 감수성을 깊고 넓게 확장시킨다. 한마디로 그것은 우리 영혼의 양식이다. “ - P.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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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기의 감각>은 시중의 책들과는 달리 어떻게 써야 좋은 글인지에 대해 가르쳐주는 책은 아니다. (그런 내용이 조금 있긴 하지만)그보다는 글쓰기에 대한 사람과 증오, 작가로서의 자신의 삶을 고백하며 글을 쓰는 동력을 만들어 주는 책이었다. 각각 무언가 목적을 갖고 글을 쓰기 시작했지만 각자 다른 길을 걸어갈 것이다. 이 책은 그 길의 끝이 밝고 멋지기보다, 글을 쓰는 사람이 만족할 수 있는 끝을 만들어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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